어제 이어 오늘도 몸살감기에 지쳐 하루가 무겁게 흘러간다. 무기력함이 나를 감싸는 이 시간, 나에게는 정적이고 깊은 휴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넘치는 식욕으로 집안을 가득 채운다.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맞이한 아침. 간단히 과일과 콘스프로 해결했더니, 시계가 12시를 가리킬 무렵 아이들이 배고프다며 나를 흔들기 시작한다. 약에 취한 눈꺼풀은 무겁기만 한데, 그들의 눈빛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햄버거 먹을래?"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의 환호가 쏟아진다.
"와우! 치즈버거, 불고기버거요!"
아들은 불고기와퍼, 딸은 치즈버거를, 그리고 나는 롱치킨버거를 주문했다.
첫째는 불고기와퍼를 들고 연신 감탄하며 먹는다. "와, 이거 진짜 크고 맛있어요!"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둘째는 감자튀김을 가장 먼저 공략했다. 손이 쉴 틈 없이 움직이며 햄버거까지 순식간에 해치우더니 내 치킨버거를 바라본다. "햄버거 너무 작아요!" 결국 치킨버거 반을 잘라줬다. 그제야 만족한 듯 콜라를 한 번에 들이키고, "잘 먹었습니다!"를 외치며 화장실로 달려간다.
나도 햄버거 몇 입을 먹으니 조금씩 기운이 나는 듯했다. 점심이 부족했나 싶어 냉장고를 열어보니 마침 김밥 재료가 있었다. 아이들에게 줄 꼬마 김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만드는 중간중간 작은 손들이 내 앞을 가로막는다. "한 개만 주세요!" "진짜 한 개만요!"
그렇게 해서 한 개, 두 개… 다섯 줄이나 사라졌다. 꼬마 김밥이긴 하지만, 이 아이들의 식욕은 정말 놀랍다.
나는 남은 김밥꽁다리를 먹고 나서야 잠시 숨을 돌렸다. 배가 조금 든든해지니 문득 평화로운 생각이 스쳐간다. 아이들의 끝없는 에너지가 한편으로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오늘도 나는 그들의 활기로 하루를 채운다. 약을 먹고 다시 눈을 감으니, 집안 가득했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잔잔한 자장가처럼 귓가에 맴돈다.
감기조심하세요~
우리 모두 수고했어요...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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