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창밖을 보자마자 눈이 내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첫눈이었다. 설렘과 동시에 걱정이 밀려왔다. 평소 40분이면 되는 출근길이 과연 오늘은 얼마나 걸릴까?
막상 나와 보니 막힘이 없었다.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는 순간 우려가 현실이 되었고, 눈 덮인 도로는 이미 교통체증으로 가득했다. 차들은 거북이처럼 움직였고, 보행자들은 미끄러질까 조심스레 발을 옮겼다. 결국 2시간 만에 회사에 도착했다. 완벽한 지각이다. 길게 이어진 출근길은 처음엔 짜증 났지만, 곧 주변 풍경에 눈길이 갔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어제는 비가 온 후 정말 낮고 예쁜 무지개가 떴는데 오늘은 완전 겨울이다.
눈 덮인 나무들, 반짝이는 도로, 사람들의 두꺼운 옷차림까지... 모두가 겨울로 넘어간 하루였다. 그제야 깨달았다. 첫눈은 단순히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눈처럼 부드럽고 하얀 라떼 한 잔을 손에 들었다. 잔 위에 소복이 쌓인 거품은 막 내린 첫눈처럼 포근하고 고요했다. 한 모금 머금으면 따뜻한 우유 향이 입안에 스며들며, 얼었던 마음을 녹여주는 듯했다.
라떼 위에 살며시 녹아드는 커피의 빛깔은 마치 눈 아래 고요히 흐르는 강물 같았다. 한층 깊어지는 향과 부드러운 감촉이 어우러져, 겨울의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을 선사한다.
눈처럼 사라져 가는 거품은 순간의 아름다움과 따뜻함을 담고 있었다. 마치 이 한 잔이 겨울 속 작은 온기를 선물하듯이. 아마도 오늘 퇴근길은 오래 걸릴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눈 덮인 풍경 속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이, 바쁜 하루를 잠시 멈추게 해주는 선물이 될 테니까.
여러분은 오늘 첫눈을 어떻게 맞이했나요?
우리 모두 수고했어요...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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