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침이었다.
창밖을 보니 밤새 내린 눈으로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다.
마치 흰 이불을 덮은 듯 고요한 풍경이 우리를 유혹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무겁다며 나뭇가지들이 투덜거리는 소리까지 들릴 것 같았다.
우리 가족은 고민하지 않고 따뜻한 옷을 껴입고 밖으로 나갔다.
아이들은 두꺼운 장갑을 끼고 작은 눈덩이를 던지기 시작했다.
나도 어릴 적 감각을 되살려 눈싸움에 동참했다.
눈덩이는 차갑지만 부드럽게 손에 감겼다.
서로를 향해 던질 때마다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눈싸움은 자연스럽게 눈사람 만들기로 이어졌다.
큰 눈덩이를 두 개 쌓고, 당근과 나뭇가지를 이용해 완성한 눈사람은 우리를 향해 묵묵히 웃고 있었다.
그리고 눈썰매의 시간이 찾아왔다.
주변 놀이터의 미끄럼틀이 오늘은 최고의 눈썰매장이 되었다.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속도감에 모두가 어린아이처럼 환호했다.
유명한 눈썰매장에 가지 않아도 이렇게 즐겁게 놀 수 있다는 게 참 좋았다.
눈으로 뒤덮인 세상은 우리에게 특별한 놀이터를 선물한 셈이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몸이 으슬으슬 떨릴 만큼 놀다 보니 허기가 찾아왔다.
집으로 돌아와 따뜻한 만두전골을 준비했다.
국물이 보글보글 끓어오르자 고소한 향이 집 안을 채웠다.
동그랗고 노릇노릇하게 부친 동그랑땡도 곁들였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에 다들 행복해졌다.
눈이 내린 날은 언제나 특별하다.
흰 세상이 주는 설렘은 단순히 풍경만이 아니다.
그 속에서 느끼는 온기와 함께 나누는 웃음,
그리고 따뜻한 집에서의 한 끼가 겨울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오늘 하루의 추억을 꼭꼭 눌러 담아두고 싶다.
다음에 또 눈이 오면 이 기억이 생각나며 우린 다시 밖으로 나가겠지.
겨울은 그렇게 우리를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초대한다.
우리 모두 수고했어요...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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