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긴 여유는 삶이 주는 작은 선물 같다.
평소라면 허겁지겁 지나쳤을 골목길의 까페 간판이 오늘은 눈에 띄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있으니 온 세상이 조금 더 다정해 보인다.
창가에 앉아 하얀 커피잔 속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바라본다.
어쩐지 나도 그 연기처럼 가벼워질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부터 아들은 부회장 선거 홍보를 시작한다.
총 1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고,
그 속에서 우리 아이가 얻을 표는 얼마나 될까.
조용히 걱정을 삼키며 아들의 이름이 적힌 홍보물을 꺼내보았다.
그 속에는 아이가 직접 만든 선거송이 적혀 있다.
로제의 아파트, GD의 파워를 개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웃음이 났지만,
지금은 그 가사 속에 담긴 아이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이 뭉클하다.
선거라는 과정은 어쩌면 작은 우주와도 같다.
각자의 꿈과 바람이 모여 크고 작은 충돌을 일으키는 공간.
아들도 그 우주 속에서 자신만의 별자리를 찾아가고 있을 것이다.
과연 사람들이 그 별을 보고 반짝임을 느낄까?
아니면 그저 지나치는 별똥별처럼 잊혀질까?
“표를 받을 수 있을까?” 아들의 걱정 섞인 목소리가 불현듯 떠오른다.
나는 차마 확신에 찬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꼭 1등이 아니어도 괜찮다.
결과와 상관없이 이 모든 과정이 아들에게 하나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의 노력,
그리고 친구들과의 소중한 시간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자산이 될 테니까.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마음속으로 아들에게 말한다.
“너의 별은 충분히 빛나고 있어. 그 빛을 느끼는 사람은 반드시 있을 거야.”
우리가 겪는 모든 순간이 결국엔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이 작은 선거라는 우주 속에서 아들이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조용히 기대하며 지켜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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