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음이 뒤숭숭하다.
이유를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 공허한 기분이 든다.
혹시 봄을 타는 걸까.
날이 참 따뜻하다.
언제 겨울이었냐는 듯,
옷차림도 가볍다.
나뭇가지엔 연둣빛 새싹이 돋아나고,
부드러운 바람이 살갗을 스친다.
이런 날엔 괜스레 생각이 많아진다.
마음을 달래볼 겸 한적한 카페를 찾았다.




이곳은 조용하고 포근하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과는 다른 세계처럼 느껴진다.
창밖을 바라본다.
나무들은 바람에 몸을 맡기고,
햇살은 잔잔하게 퍼져나간다.
익숙한 듯 낯선 풍경이다.
카페 안에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것 같다.
며칠 전, 친구의 아버지를 보내드렸다.
조용히 곁을 지키며 친구의 슬픔을 함께 나눴다.
나의 아버지도 이맘때였는데... 아버지가 그립다.
따뜻한 봄날이면 자전거 하이킹을 자주 다니셨는데,
이제는 기억 속에서만 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그리움도 엷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봄이 올 때마다 더 선명해진다.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아버지의 손길처럼 느껴지고,
창밖에 피어난 꽃들이 그때의 미소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움이 가슴 한쪽을 저리게 한다.
마음이 차분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자연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 위로가 된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입안으로 퍼지는 쌉싸름한 맛이 오늘따라 더 깊이 와닿는다.
머릿속이 복잡할 땐 이렇게 잠시 멈춰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봄은 그렇게, 조금씩 내 안으로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