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구석에 먼지만 뽀얗게 싸여있는 보석십자수를 오랜 만에 작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답니다. 대략 10개월 전에 시작했는데, 그동안 잠시 잊고 지냈던 것 같아요. 먼지가 쌓인 캠퍼스를 바라보며 아련한 감정이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네요.
천천히, 다시 마음을 모아 캔버스를 꺼내자마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처음 시작했을때가 생각이 나네요. 따뜻한 노란빛 아래 사람들의 얼굴이 빛나고, 맛있는 커피 냄새가 풍기는 듯했어요.
먼지를 털어내고, 금빛 보석들이 가득 담긴 상자를 열어보니, 어떻게 이렇게 작은 조각들로 아름다움을 만들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만 해요. 각 조각은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다짐으로 가득 차 있답니다.
조심스레 전용 펜으로 하나씩 비즈를 집어 캔버스에 붙여 나갑니다. 그 작은 조각들이 마치 반 고흐의 세계로 나를 초대하는 듯해요. 노란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져 점점 살아나는 장면을 보니, 시간도 잊고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이걸 언제 다하나 힘도 빠졌지만 보석이 붙을 때마다 차근차근 그려지는 그림을 보면서 다시 힘을 얻었답니다. 어느새 내 손끝에서 반 고흐의 작품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거죠.
보석십자수를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여유와 평화로움, 세상과 단절된 온전한 나만의 시간. 잠시 쉼표가 되어주는 이시간이 나에게 주는 선물 같았어요.
이제 하나의 작은 작품이 완성되어가는 기분이에요. 아마도 이 작은 조각들이 결국 큰 행복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시작한 보석십자수는 나에게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가져다주었고, 앞으로의 작업들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이 작은 일상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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