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학급회장이 된 아들, 그리고 수박 귀신들의 축제

cmilmil 2025. 3. 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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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학급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어젯밤이었다.

큰 결심을 한 듯한 표정으로 공약을 세 개나 준비했고,

발표 연습도 열심히 했다.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난 꼭 당선될 거야!"라며 활짝 웃던 얼굴이 떠오른다.

그리고 오늘, 아들은 학급회장이 되어 돌아왔다.

당선 소식을 전하는 아들의 얼굴에는

묘한 뿌듯함이 엿보였다.

나는 놀라면서도 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목표로 하고,

그걸 이루어내는 과정이 대견했다.

이런 날은 당연히 축하 파티다.

저녁으로 삼겹살과 묵은지를 함께 구웠다.

정신없이 먹느라 😊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에 기분도 한껏 좋아진다.

아들은 고기를 한 점 입에 넣고 우승한 선수처럼 엄지를 치켜세웠다.

회장 밥상, 최고다!”라며 장난스럽게 외친다.

 

 

후식으로는 수박을 준비했다.

수박귀신들이 몰려들었다.

아들도, 가족들도, 모두가 한 조각씩 아삭아삭 씹는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여름의 맛이 선거보다 더 짜릿할지도 모른다.

오늘 밤, 우리 집은 학급회장이 된 아들과 수박귀신들의 축제로 떠들썩했다.

 

 

우리 모두 수고했어요...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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