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장염에 걸린 날, 따뜻한 식탁

cmilmil 2025. 2. 1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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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돌솥비빔밥을 먹었다.

뜨거운 돌솥에 눌어붙은 누룽지를 긁어먹고,

고소한 참기름 향이 퍼진 밥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새벽부터 속이 심상치 않았다.

배가 싸르르 아려오더니,

곧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기 시작했다.

장염이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로 누워 있었다.

물을 마셔도 속이 뒤틀리는 듯했다.

약을 먹고 나니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속이 허전했다.

그럼에도 저녁이 되자 밥상이 차려졌다.

오늘의 식탁은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메뉴였다.

미역국이 보글보글 끓고,

갈비찜에서 윤기가 흘렀다.

두부채소전은 노릇노릇하게 부쳐졌고,

시금치겉절이는 싱그러운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따뜻한 미역국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갔다.

장염에 걸렸음에도 이 따뜻한 국물 한 모금이 위로가 되는 듯했다.

갈비찜을 조심스레 한 점 집어 들었다.

진하게 배인 양념이 입안에서 퍼졌다.

두부채소전도 한입 베어 물었다.

바삭한 겉면과 촉촉한 속살이 어우러져 씹을수록 고소함이 느껴졌다.

시금치겉절이는 새콤하고 알싸한 향이 입맛을 돋웠다.

몸은 여전히 무겁고 속도 온전하지 않지만,

따뜻한 식사가 주는 힘이 있었다.

가족과 함께 밥을 먹으며,

마음까지 채워준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오늘의 식탁이 내게 건넨 온기를 기억하며,

천천히 건강을 되찾아야겠다.

 

 

 

우리 모두 수고했어요...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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