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돌솥비빔밥, 그 첫 기억

cmilmil 2025. 2. 1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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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솥비빔밥을 먹을 때마다 그날이 떠오른다.

찬 공기가 뺨을 스치던 겨울,

허기와 추위를 품에 안고 작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제는 가게 이름도, 위치도 희미해졌지만,

그곳에서 처음 마주한 돌솥비빔밥의 온기는 여전히 또렷하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돌솥을 앞에 두고,

숟가락을 들었다.

뜨거운 밥을 비비는 동안 고소한 향이 퍼졌고,

밥과 채소,

고추장이 어우러져 한 그릇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숟가락을 떠 입에 넣었을 때,

그 따뜻함이 겨울의 차가움을 밀어냈다.

바삭하게 눌어붙은 누룽지 또한 돌솥비빔밥 먹는 이유 중 하나다.

그날 이후로 돌솥비빔밥은 나에게 특별한 음식이 되었다.

수많은 곳에서 같은 음식을 먹었지만,

첫 기억의 여운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지금도 돌솥비빔밥을 앞에 두면,

그때의 겨울이 떠오른다.

희미한 기억 속에서도 여전히 따뜻한 한 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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